태풍때문에 미안한 대박
- 작성일 2003-09-2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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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 내리고 태풍까지 부니까 매출이 늘었네요
(스포츠투데이 2003.9.25) 130여명의 인명 손실을 낸 태풍 ‘매미’가 가져다준 상처는 크다. 피해 재산액만도 7조원에 이른다. 많은 업체들의 간접적인 피해도 헤아릴 수 없는 지경이다.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‘매미’ 때문에 덕을 본 업체와 상품들이 있다.
서울 도심의 대형 쇼핑몰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이 대표적인 경우. 스타벅스 코엑스 아셈점의 경우 연일 비가 내리고 태풍까지 불던 추석 연휴 때 하루 평균 매출이 20%나 상승했다.
양재선 스타벅스 마케팅팀장은 “태풍으로 외출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주로 지하철을 타고 지하에 있는 쇼핑몰이나 극장 등을 이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”며 “‘비오는 날=커피’란 인식을 감안해도 상승률 20%는 높은 수치”라고 말했다. 홈쇼핑업체도 태풍 ‘매미’ 덕을 톡톡히 봤다. 태풍으로 배추 출하량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 주부들이 김치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.
CJ홈쇼핑의 경우 지난 19일 10㎏짜리 김치가 방송 28분 만에 다 팔렸다. CJ홈쇼핑 마케팅팀 관계자는 “집에서 10㎏의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는 4만원 가량이 드는 것에 비해 홈쇼핑 상품은 상당히 싼 편”이라며 “태풍 피해로 인해 앞으로 작황도 나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1주일에 1회 밖에 판매하지 않는 김치의 매진시간도 더욱 줄어들 것”이라고 내다봤다.
‘매미’의 수혜를 입은 또 다른 주인공은 대표적인 배달음식인 치킨과 피자. 이 제품들은 태풍이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동안 공교롭게도 무려 30% 정도의 매출 상승효과를 누렸다. 태풍과 비 때문에 집에서 머문 가족 단위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았기 때문이다.
페리카나치킨 관계자는 “평소 한달 200만마리 정도가 공급됐는데 태풍 피해기간 동안엔 260만마리가 나갔다”며 “밖으로 나가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외식을 대신해 치킨을 이용한 것 같다”고 갑작스런 수요 증가 원인을 진단했다.
피자헛도 이 기간 동안 매출이 평소보다 28%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. 이 밖에도 꽃게 멸치 삼치 등 해산물 공급량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. 태풍으로 인해 이들 어종이 해수면 위로 부상했기 때문에 어획량도 늘어날 것이란 게 수산업계의 설명이다.